유약함의 공능을 비유하는 대표적인 것이 ‘물’이다. 물은 사물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우며, 만물을 수용하며, 다투지 않으며,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러면서도 가장 강한 것을 공격할 수 있다. 물의 비유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잘 이롭게 하나 다투지 않으며, 사람들이 싫어
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그래서 물은 도에 가깝다(8장).
2.큰 나라는 강의 하류와 같아서 천하가 모이는 곳이며 천하의 암컷과 같다. 암컷은 항상 고요함으로 수컷을 이기며 고요함으로 자신을 낮춘다(61장).
3.강이나 바다가 모든 계곡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그것이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계곡의 왕이 될 수 있다(66장).
4.천하에 물보다 유약한 것은 없으나, 견고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데에는 물보다 뛰
어난 것은 없다. 아무것도 물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78장).
자신을 물처럼 낮추기만 하는 것은 너무나 유약한 태도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거대한 우주 속에서 보잘것없이 작은 인간이 자신을 온전히 보전하며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도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는 것이야말로 도를 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을 낮춤으로써 더 큰 것을 얻는다. 그러니 자신을 낮추는 것은 결코 유약한 처세만은 아니다. 그러므로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낮추면 작은 나라를 얻을 수 있으며,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 낮추면 큰 나라를 얻는다. 때로는 얻기 위해 낮추며, 때로는 낮추나 얻는다(6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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